디지타임즈(DGTIMEZ) 최신형 기자 |충북 괴산에서 ‘여우숲 생명학교’를 운영중인 김용규 교장이 경북 포항 시민들과 함께 숲이 전하는 삶의 철학을 나눴다.
권양우의 낭독 사랑방은 21일 오후 7시 포항시 북구 우현동 문화 소통과 공감에서 ‘어제보다 조금 더 깊이 걸었습니다’의 저자 김용규 교장과 함께하는 낭독회를 개최했다. 낭독회는 ‘숲의 내면, 침묵하는 숲의 말을 듣는 시간’ 이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김용규 교장은 30대 후반 벤처기업 CEO로 활동하다가 더 깊고 충만한 삶을 찾아 홀연히 숲으로 떠난 인물이다. 그는 20여 년간 숲을 스승으로 삼아 얻은 통찰을 “냉이가 살아남는 법, 대나무가 바람의 결에 몸을 맡기는 법, 오동나무가 태풍과 더불어 사는 법”이라고 표현했다.
저자는 이날 행사에서 숲을 ‘무자천서(無字天書)’, 즉 ‘하늘이 쓴 글자 없는 책’이라고 소개했다. “예로부터 사람들은 숲에 바르고 윤택한 삶에 관한 지혜가 새겨져 있다고 여겼다”며 “세상을 움직이는 질서가 그곳에 흐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장은 숲 인문학의 핵심을 ‘숲을 만나다, 삶을 사랑하다’로 요약했다. 그는 “새로운 시선과 긴 호흡으로 숲을 마주하면 잃어버린 나를 되찾고 나와 타자를 사랑할 힘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책은 총 5부 27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삶의 숙제’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저자는 “인간을 포함해 생명 각각이 극복해내야 할 그 무엇을 삶의 숙제"로 정의하며, “산다는 건 자신에게 부여된 그 숙제를 차곡차곡 풀어가는 과정”이라고 밝혔다.
참석자들은 이날 행사 후 다양한 소감을 전했다. 한 참석자는 “이 책을 읽고 나서는 숲을 만나는 일이 완전히 다르게 다가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연두색 새싹이 햇빛과 비와 바람을 맞고 초록이 되어가는 것이 나의 삶과 비슷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전했다.
나태주 시인과 이해인 수녀가 추천한 이 책은 ‘뜻대로 되지 않고, 뜻하지 않은 고난이 찾아오는 삶, 거칠고 메마른 생의 한가운데를 지나는 이들에게 건네는 숲의 지혜’를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