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타임즈(DGTIMEZ) 엄지랑 기자 | 개서어나무 숲을 걸어보았다. 숲은 그렇게 처음 본 나를 어색하지 않게 반갑게 맞아주었다. 참 잘 왔다!
디지타임즈(DGTIMEZ) 엄지랑 기자 | 6월 어느날 국가산림문화자산을 만났다. 귀한 숲이다. 기분 좋은 숲이다. 오늘은 남원 행정마을숲을 걸어본다. 남원시 운봉읍 행정마을 서어나무 숲은 마을의 허한 기운을 막기 위해 200여년전 풍수사상에 따라 조성한 비보림(裨補林)이다. 서어나무는 자작나무과의 잎이 넓은 키큰 나무로 비틀거리는 듯한 줄기 모양이 사람의 근육을 보는 듯 하다 해 어느 이는 '남성을 상징하는 나무'라고도 한다. 낮은 산부터 높은 산까지 100~1,000m 고지의 비탈 반 그늘지고 메마른 숲속이나 너덜바위 지역에 서식하며, 주로 산 아래 숲속에서 볼 수 있는 나무인데 이렇게 마을에 군락으로 만나기 쉽지 않다. 산림의 천이과정의 극상수종으로 서어나무가 있는 숲은 오래된 숲이라 할수 있다. 이곳 숲을 서어나무숲이라 부르지만, 사실 이곳에 살고 있는 나무는 '개서어나무'다. 남부지방에서 만날 수 있는 나무는 거의가 '개서어나무'인 경우가 많다고 한다. 입구에서부터 개서어나무를 천천히 눈에 담아본다. 아스팔트를 지나 시멘트 길을 걸어 숲으로 들어간다. 뜨겁다! 그리고 피부는 따갑다! 신기하게도 숲안으로 난 데크길은 걸으면 걸을수록 너무나 시원하다.
디지타임즈(DGTIMEZ) 이기훈 기자 | 사랑은 꽃과 상처 그리고 가시 그 모두를 보듬어 안는 것이다. 군에 간지 5개월이 지난 아들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아버지 너무 힘드네요! 하~아~”“그렇겠지 군대라는 조직에서 생활한다는 것이 쉽지가 않지?”“그것도 힘든데 여자 친구하고 헤어질 것 같아요!”“왜?”“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너무 내 입장만을 펼친 것 같기도 하고,.. 뭐 그래요!” “그렇구나 많이 힘들겠네. 솔직히 아버지는 군대에 있을 때 여자 친구가 있어 본 적이 없어서 뭐라 말하기가 좀 그렇네...”이어서 제법 긴 이야기를 이어갔다. 통화가 끝나갈 때 즈음에 아들이 말했습니다. “어쩌면 다음 주에 울면서 전화할 수도 있어요!”“음 그래, 군대 안에서만 전화하면 다 괜찮다.” “하하하 그렇긴 하지요!” 그렇게 1시간여의 통화가 끝이 났습니다. 솔직히 아버지 입장에서 여자 친구가 야속한 느낌이 순간 올라오기도 했지만 그건 내가 관여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는 생각에 금방 털어내고는 잠시 생각에 잠겼습니다. ‘무슨 말을 해주었으면 좋았을까?’‘지나고 나면 큰일 아니라고 문자로 다시 적어 보낼까?’ 이런 저런 생각들이 떠올랐지만, 그 어느 것도 별로 도움이
디지타임즈(DGTIMEZ) 이기훈 기자 | 사실은 하늘을 그린 것입니다. 이현주 목사님의 강의를 들은 글을 쓴 적이 있습니다. 이번에는 그 두 번째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강의 중에 목사님이 위와 같은 그림을 화이트보드에 그렸습니다. 그리고는 질문을 하였습니다. “무엇을 그린 걸까요?” 한 분이 대답했습니다. “나무요”“다른 분들은 무엇을 그린 것 같은 가요?”다들 약간 자신이 없는 목소리로 대답했습니다. “나무를 그리신 것 같습니다.” “네 나무를 그린 것이 맞아요! 근데 실은 하늘을 그린 것입니다.” 한참을 생각하게 만드는 말씀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아 그렇지 저런 것이 ‘발상의 전환’이라고 말할 수 있겠네. “왜 나는 하늘은 생각을 못했을까?” 다시 한 번 그림을 쳐다보며 오랫동안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렇게 강의가 끝이 났습니다. 그런데 하늘을 그린 이 이야기는 아주 오랫동안 문득문득 떠올랐습니다. 단순히 ‘발상의 전환’ 이야기만은 아닌 듯하였습니다. 그렇게 하늘 그림이 떠오를 때마다 잠시 멈추는 시간을 가지기를 반복하던 중에 불현듯 하나의 생각이 스치고 지나갔습니다. “혹시 나무를 드러내는 하늘의 이야기가 아닐까?” 나무로 나타나기 위해서는 하늘이라는
디지타임즈(DGTIMEZ) 이기훈 기자 |다르지 않다는 걸 아는 것 '섬' 함민복 물 울타리를 둘렀다 울타리가 가장 낮다 울타리가 모두 길이다 함민복 시인의 강의를 여우숲 인문학 모임에서 들은 적이 있습니다. 본인 삶의 대한 이야기와 시에 대한 이야기를 하시던 중에 불현듯 말씀을 꺼냈습니다. “인문학! 다르지 않다는 걸 아는 것 아닌가요?” 그 말씀을 듣고 제일 먼저 나를 떠나지 않던 생각은 “같은 것과 다르지 않은 것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이었습니다. 아마도 같은 것은 그 깊은 본연과 드러남이 모두 같을 때를 말하는 것이고, 다르지 않은 것은 그 깊은 본연은 같지만 드러남에 있어서는 다르게 표현되는 것을 말하는 듯합니다. 나타난 모습이 그 깊은 본연과 완전히 같다고 믿어 버리면 우리는 보이는 것 너머의 차원을 보는 것이 어려울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다르지 않은 것은 무엇이 있을까?” 그 첫 번째로 타인과 내가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는 모두 인간의 보편적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비록 우리가 만들어 놓은 잣대에 의해 좋은 것 나쁜 것을 구분해서 판단하고 있지만 더 깊은 곳을 찾아 들어가면 너와 내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더 확장해
디지타임즈(DGTIMEZ) 엄지랑 기자 |경상북도수목원 숲해설관
디지타임즈(DGTIMEZ) 이기훈 기자 | 우리들의 두 번째 생일 이현주 목사님의 강의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두 가지 내용이 기억이 납니다. 그 첫 번째는 “우리는 생일을 두 번 있습니다. 첫 생일은 실제 우리가 태어난 날이고, 두 번째 생일은 우리가 왜 태어났는지를 깨달은 날입니다.” 이렇게 말씀하시면서 당신은 배우기 위해 태어난 학생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당연히 궁금함이 생깁니다. “나의 두 번째 생일은 언제일까?”“두 번째 생일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그 궁금함에 용기를 내어 질문하였습니다. “선생님 어떻게 하면 자신의 두 번째 생일을 알 수 있을까요?” 선생님이 아주 명확하게 말씀하십니다. “질문하면 됩니다. 묻고 또 물어야 합니다. 계속 질문하다 보면 답을 만날 수 있습니다.” 저는 여전히 질문 중입니다. 질문이 부족한 건지, 진실되지 않아서인지는 알 수 없지만 여전히 희미할 뿐 답을 만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한 가지 느껴지는 것은 제 질문은 질문에 오랫동안 머무르지 못하고, 답에 먼저 닿으려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빨리 답을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신이 계시다면 저에게 바로 답을 알려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런 급한 마음만이 저의 생각을
디지타임즈(DGTIMEZ) 이기훈 기자 | 밥과 별 새벽밥 - 김승희 - 새벽에 너무 어두워 밥솥을 열어 봅니다. 하얀 별들이 밥이 되어 으스러져라 껴안고 있습니다. 별이 쌀이 될 때까지 쌀이 밥이 될 때까지 살아야 합니다. 그런 사랑 무르익고 있습니다. 서강대학교 최진석 교수는 이 시에서 밥과 별이 연결되는 은유를 느낄 수 있다고 하면서, 은유란 전혀 다르게 구분되어 있는 것이 서로 동질성이 발견되어 연결시키는 것이고, 그것이 바로 새로운 세상을 여는 것이 창의, 창조라고 말했습니다. 한참동안 시를 읽었습니다. 그리고 외워서 다시 읽어 보았습니다. 그러나 문득 내가 발견한 은유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나에게 별은 꿈이었고, 밥은 생존입니다. 바로 생존과 꿈을 연결하는 것은 사랑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리가 먹는 매 끼니 밥이 바로 우리의 꿈으로 연결되는 것입니다. 밥이 꿈이고, 꿈이 밥이 되는 순간이 바로 사랑의 순간인 것입니다. 밥은 꿈을 품고 있고, 꿈은 밥으로 한 알 한 알 내 안에서 영글고 있습니다. 둘이 서로 선후가 있는 것이 아니라 맞닿아 있는 것일 겁니다. 이 동시성을 순차성으로 받아들이면 우리는 계속 생존을 틀 안에서만 살게 될지도 모릅니
디지타임즈(DGTIMEZ) 이기훈 기자 | 아빠 저 영어시험 빵점 맞았어요! 둘째 아이가 초등학교 4학년 때의 일입니다. 같이 집 앞 윤산에 등산을 갔었습니다. 둘이 같이 산을 오르고 있는데 먼저 올라갔다가 내려오시는 어르신들과 만났는데 어르신들이 인사하시길 “할아버지랑 좋은 시간 가지네!”라고 인사를 받았습니다. 둘째 아이와 저는 순간의 정적이 흐른 후에 키득키득 웃으면서 계속 산을 올랐습니다. 그렇게 한참을 오르다가 불현듯 아이가 물었습니다. “아빠 모든 일은 다 들키지요?” “음~~ 아마 그럴 것 같은데... 시간이 지나게 되면 다 알게 되지 않을까?” 쭈뼛거리는 아이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왜?” “저 영어시험 빵점 맞았어요!”용기를 내며 고백하는 아이의 모습에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으며 말했습니다. “그랬구나! 대단한데! 아빠가 44년 동안 한 번도 못 받아 본 점수를 11년 만에 받았네... 음~~ 그리고 말해줘서 고마워“ 긴장이 조금 풀린 얼굴로 아이가 말했습니다. “네~~에” 이런 대화를 꺼내고, 고백할 동안 아이의 고민을 생각해 보니 그냥 웃음만 나오는 상황은 아니었습니다. 빵점이라는 성적이 알려지는데 대한 걱정, 이야기하지 않
디지타임즈(DGTIMEZ) 이기훈 기자 | 나와 잘 지내고 있으신가요? 5년 전부터 부동산을 새로이 시작한 후배가 있습니다. 새로 시작한 일에 만족하며 자신감 있게 일을 해나가는 모습이 참 보기가 좋았습니다. 그러던 작년 어느 날 오랜만에 식사를 같이하자고 연락이 와서 즐거운 저녁식사를 가지던 중에 어렵게 말을 꺼냈습니다.“선배 나 사기를 당한 것 같아요! 돈을 빌려주었는데 갚을 능력도 안 되고, 생각도 없는 것 같아요!”이미 일어난 일이고, 세세하게 묻는 것이 더 부담을 주는 듯하여, 한참을 안타까운 마음으로 듣고만 있었습니다. “이제 시간이 좀 지나서, 받아들이려 하고 있는데, 참 힘이 드네요. 혼자 사무실에 있을 때 나도 모르게 가슴을 치면서 자책을 하고, 심지어는 가족들에게 죄책감마저 들어요. 내가 잘했으면 가족이 좀 편할 수 있었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면서” 그렇게 한 참을 듣다가 말했습니다. “자책하고 죄책감이 드는 너와 잘 지냈으면 좋겠네.”잠깐 동안의 정적이 흐른 후에 “선배 어떻게 해야 그런 나와 잘 지낼 수 있나요?” 어설픈 설명보다는 예를 드는 것이 좋을 것 같았습니다. “음 예를 들면 너와 정말 친한 친구가 자책하고 죄책감을 느끼고